
[지디넷코리아]연간 33조원이 넘는 국내 공동주택 관리비 시장에서 특정 업체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점유율이 70%를 상회하고, 은행·카드사 전자결제망 연계 비중은 최대 100%에 달해 혁신 IT 스타트업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K-apt'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A사의 공동주택 관리비 'ERP' 시장점유율은 세대 수 기준 71.4%, 단지 수 기준 68.2%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10세대 중 7세대 이상이 동일 업체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구조로, 2위 업체(11.5%)와의 격차는 59.9%p에 달했다. 관리비 산정과 회계 처리, 부과 내역 관리를 전담하는 ERP는 기존 회계 데이터 이전과 시스템 연동, 관리 인력 재교육 등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타 솔루션 전환이 어렵다. 이 같은 종속 효과로 후발 스타트업이 인공지능(AI) 기반 관리비 분석이나 회계 자동화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놔도 시장 진입이 제한되며, 경쟁 부재에 따른 서비스 질 저하와 시스템 장애 시 광범위한 업무 차질 위험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금융회사와 연계되는 전자고지결제 'EBPP' 인프라의 쏠림 현상은 한층 심각했다. 연계 사업자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은행 4곳과 카드사 6곳에서 A사의 관리비 결제 연계 비중은 99.7~100%에 달했다. 지난해 이들 금융기관이 A사를 통해 처리한 결제 규모는 은행 2조5120억원, 카드사 8조9615억원 등 총 11조4700억원을 넘어섰다. ERP와 금융 결제망을 단일 사업자가 선점하면서 신규 솔루션 기업은 개별 금융사 연동 개발과 계약에 따른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손 의원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공동주택 관리비 부과액은 33조644억원으로 월평균 2조7500억원에 이른다. 손명수 의원은 "이런 시장 집중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입주민의 서비스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독점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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