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디넷코리아]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고립된 우주비행사는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면서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실제 화성에서도 식량을 재배할 수 있을까?과학매체 어스닷컴은 2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이 화성 토양을 2000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의 분포를 지도화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카테나(CATENA)’에 게재됐다.연구 결과, 식물 재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 토양 유형은 화성 전체 표면의 0.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시드니 농업연구소와 시드니대학교의 박사과정 연구원 다니엘 어빙은 알렉스 맥브랫니 교수와 함께 이번 분류 체계를 개발했다.어빙은 "화성 토양을 광범위하게 분류하는 체계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학자들은 이전에도 화성의 지질학적•광물학적•화학적 특성을 조사해 왔지만, 이번 체계는 다양한 특성을 하나의 틀로 통합해 화성 토양 유형 간의 관계와 분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연구팀은 화성 궤도를 도는 우주선의 관측 자료와 컴퓨터 모델을 결합해 화성 표면에 약 8억 개 지점을 분류했다. 분류에는 토양의 질감과 광물 조성, 산성도(pH), 토양층의 두께 등 여러 특성이 활용됐다. 완성된 지도는 화성 표면의 약 92%를 포괄한다.어빙은 "모든 탐사선 임무가 화성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수집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이러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비교할 수 있는 일관된 방법이 필요하다"며 "이번 분류 체계는 새로운 데이터가 확보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식물 생장에 중요한 다섯 가지 특성을 기준으로 화성 토양을 평가했다. 토양의 수분 보유 능력과 pH, 두께, 점토 함량, 자갈 함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그 결과 ‘노히바레스(Nohibareth)’로 명명된 토양 유형이 0점에서 1점까지의 평가 척도에서 0.93점을 받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연구팀의 모델에 따르면 노히바레스의 평균적인 특성은 pH 6.8로 중성에 가까우며, 점토 함량은 약 72%에 달한다. 모래와 자갈은 거의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토양은 30㎝ 깊이에서 약 6.3㎝에 해당하는 물을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지도에서는 화성의 중위도 지역을 비롯해 대형 화산 지대인 타르시스 주변과 아라비아 테라 중앙부, 엘리시움 평원 등에서 해당 토양 유형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에 따르면 화성 토양 유형의 약 73%에서 수분 보유 능력이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 특성 가운데 가장 취약한 요소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토양 유형에서 수분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다른 특성보다 두드러졌다는 의미다.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화성 토양에 식물을 직접 심어 재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작물을 재배하려면 온도와 대기 조건 등을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한편 토양에 포함된 유해 물질도 처리해야 한다.맥브랫니 교수는 “미래의 화성 온실에는 공기와 물, 빛 외에도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식물 재배를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찾으려면 토양 속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화성 토양에는 식물과 동물의 사체가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유기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토양을 찾아볼 수 있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과 서호주의 필바라 지역, 일부 극지방이 대표적이다.맥브랫니 교수는 “토양이 제 기능을 하려면 유기물이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구에도 특히 건조 지역을 중심으로 유기물이 거의 없는 토양이 존재한다”며 “화성 토양에 관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의 이러한 토양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한다”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지도에는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의 양이나 토양의 깊이에 따른 특성 변화 등 중요한 요소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화성 토양에서 발견되는 독성 화학물질인 과염소산염도 고려해야 할 과제다.연구진은 향후 지도에 표시된 토양 유형과 유사한 혼합물을 만들어 영양분을 첨가하고 수분을 조절한 뒤, 통제된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작물의 생장 속도와 물 사용량을 비교하고, 각 토양 혼합물을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처리 방법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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