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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진 未來法道] '블루웨이브'와 한국 AI의 전략적 대응

ZDNet Korea · KR · Hardware · 11/7/2026, 5:27:37 AM

[지디넷코리아]미국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했다. 가히 '블루웨이브'다. 국제 정세는 늘 움직여 왔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다.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그대로인지를 가려내 각각에 맞게 유연히 대응하는 일이다.당분간 그대로일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관세·수출통제·투자 요구다. 대통령 권한인 데다 트럼프는 거부권을 쥔 채 1기 때 익힌 행정명령 통치를 더 과감하게 쓸 것이다. 바뀌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정치, 주(州)마다 자라는 AI 규제, 그리고 우리 투자까지 들여다볼 의회의 감독이다. 이 둘을 구분해 놓고 보면 한국이 할 일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첫째, 상대를 둘로 나눠 접근해야 한다. 관세와 투자 이행은 백악관이, 조사와 감독은 의회가 쥔다. 지금까지의 대미 교섭은 행정부 한 곳만 바라봤다. 이제는 기존의 행정부 중심 대미 교섭에 의회 채널을 더해야 한다. 민주당이 문제 삼는 '불투명한 투자 조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도록 투자 조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회 감독이 새로운 통상 장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교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둘째, 수요가 이동하는 곳에 먼저 가 있어야 한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현실화되면 AI 수요는 전력과 부지가 있는 곳으로 흐른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의 데이터센터 개발 물량은 26.5GW로 사상 최대였고, 울산의 SK텔레콤·AWS 데이터센터는 1GW까지 커질 수 있다. 연산 능력 자체를 수출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문제는 속도다. 말레이시아와 일본은 이미 뛰고 있고, 우리는 수도권 집중과 산업용 전력요금 부담, 느린 인허가를 안고 있다. 비수도권 전력 직접거래, 분산에너지 특구,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하나로 묶은 유치 패키지 등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다만, 가만히 있는다고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 AI 데이터 주권이나 신뢰성과 안전성 등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수요와 규제 기준에 맞춘 공급 능력과 유치 노력이 함께 해야 한다.셋째, 반도체를 넘어 AI 인프라 공급망을 수출해야 한다.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41.8%를 차지하지만 미국 내 건설 지연은 시차를 두고 메모리 수요와 발주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전기요금을 지키려는 초당적 흐름이 데이터센터에 자가발전과 비용 분담을 요구할수록 변압기·전기강판·ESS·냉각 수요는 커진다. 올해 대형 변압기 수출은 이미 21.6% 늘었고 70%가 미국행이다. 메모리 기업은 미국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으로 수요를 묶고, 정부는 전력기기·냉각·배터리를 'AI 인프라 수출'로 묶어 지원해야 한다.넷째, 양당이 합의한 영역에 올라타야 한다. 반도체 생산 지원과 대중 통제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굴러간다. 올해 말 끝나는 48D 투자세액공제 연장에는 양당 재무위 지도부가 뜻을 모았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우리 기업에는 세액공제 연장에 투자 일정을 맞추는 것이 실익이다. 동시에 동맹국에 미국 수준의 대중 통제를 요구하는 초당적 법안이 올라와 있으니, 중국 내 공장의 장비 허가를 공조의 틀 안에서 우리 몫을 제도화하는 협상이 필요하다.다섯째, 규범을 먼저 세워야 한다. 연방 AI법이 없는 미국은 50개 주의 규제가 제각각 자라는 땅이 되고, 유럽은 AI법을 시행 중이다. 그 사이에서 우리 AI 기본법과 제도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실효적 규범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제도에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위험평가·투명성·안전성 검증 등의 기준을 국제표준과 연계하고, 우리 기업이 하나의 준수체계로 여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높여야 한다. 미국 진출 기업에는 주법 패치워크를 읽어 주는 상시 모니터링을, 국내에는 미국·유럽 어느 쪽과도 호환되는 일관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다.미국은 대통령과 의회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들어섰고, 그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모양을 바꿔 가며 계속될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에는 원칙으로, 변하는 것에는 속도로 대응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환호도 낙담도 아닌 냉정한 계산으로 우리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 이것이 미국의 불확실성을 우리의 기회로 바꾸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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