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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학 세계화, AI로 뚫릴까…풀리지 않는 '감성 번역' 숙제

ZDNet Korea · KR · Hardware · 10/26/2026, 10:06:10 PM

[지디넷코리아]한국문학이 세계 출판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해외 진출을 뒷받침할 전문 번역 인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번역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을 덜어줄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27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지난해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한국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은 119만 7557부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28부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4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1026종의 누적 판매량은 약 358만부에 달했다.해외 독자층도 두터워지고 있다. 지난해 5000부 이상 판매된 번역서는 50종으로, 이 가운데 28종이 1만부를 넘겼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영국과 프랑스 등 13개국에서 약 30만부가 팔렸다.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6종의 번역본이 약 8만8000부,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9종의 번역본이 약 6만6000부 판매되며 한국 소설의 인기를 입증했다.해외 출판사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9월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2026 해외 출판인 초청사업'에는 해외 출판사 94개사가 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규모다. 번역원은 이 가운데 12개국 20개사를 선정했으며 국내 출판사와 문학 에이전시 40개사가 참여했다.그러나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수록 번역 인력 확보 과제도 커지고 있다. 문학 작품을 다른 언어로 옮기려면 언어 능력뿐 아니라 작품에 담긴 정서와 문화, 작가 특유의 문체까지 이해해야 한다. 영어와 일본어 등 주요 언어권을 넘어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려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전문 번역가가 필요하다.번역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부담이다. 해외 출판사에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샘플 번역부터 출판 계약 이후 완역까지 상당한 작업이 뒤따른다. 전문 번역가를 구하기 어려운 언어권에서는 작품을 소개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AI 번역 기술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형 AI와 신경망 기반 번역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장 단위 번역을 넘어 앞뒤 문맥까지 고려한 번역이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초벌 번역을 맡고 전문 번역가가 표현과 문맥을 다듬는 방식으로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국내 언어 데이터 기업 플리토의 맞춤형 AI 번역 기술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플리토는 2021년 기업별 용어와 표현을 학습하는 맞춤형 AI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범용 번역기가 업계 전문 용어나 기업 고유 표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이 같은 기술을 문학 분야로 확장하면 작가 특유의 문체와 작품 속 고유명사, 반복되는 표현을 일관되게 번역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장편소설이나 시리즈물처럼 같은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번역가의 작업 부담을 덜어주는 보조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AI 번역 기술이 고도화되면 전문 번역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언어권에서도 한국문학을 소개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AI로 작품 소개 자료나 초벌 번역을 제작한 뒤 전문가가 검수하는 방식은 해외 출판사의 작품 검토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한국문학번역원도 해외 판권 수출을 위한 샘플 번역과 시놉시스 제작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출판사에 작품을 소개하는 초기 단계부터 번역이 필요한 만큼 AI를 활용한 사전 번역 역시 향후 검토할 만한 분야다.다만 문학 번역에는 기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다. 소설과 시는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문장에 담긴 리듬과 인물의 감정, 시대 배경과 문화 맥락까지 전달해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작품 흐름이나 작가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번역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은유와 중의적 표현, 방언, 한국 특유의 정서는 AI가 처리하기 까다로운 요소로 꼽힌다.저작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AI 번역 엔진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문학 작품과 번역문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경우 원저작자와 번역자 권리, 데이터 이용 허락 범위 등을 검토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번역문의 오류를 누가 검증하고 최종 품질을 책임질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출판계 관계자는 "AI가 전문 번역가를 대체하기보다 번역 작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나누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한국문학이 일시적인 관심을 넘어 세계 출판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번역 인력 양성과 AI 기술 활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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