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디넷코리아]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자금만 제공하던 역할을 넘어, 국가 기초과학과 미래기술 생태계를 육성해 시장 파이를 키우고 기업도 성장하는 상호 호혜적 가치 창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삼성은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에서 지난 14년간 지원한 644개 기초과학 및 소재·ICT 완료과제 중 우수연구자 10인을 처음 선정해 발표했다. 심사위원단이 4개월 평가 후 학계·산업계에 미친 파급력이 컸던 연구자를 뽑았다. 기초과학 분야 4명, 소재·ICT 분야 6명이다. 삼성 지원은 연구비 지급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은 우수 연구자에게 기술 자문, 산업계 교류, 지식재산권(IP)·창업 멘토링, 후속 연구 등 '엔드 투 엔드(end-to-end)' 지원을 제공한다. 연구자 성장이 산업계 기술 난제 해결로 직결되는 '윈윈'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수리과학 분야 오성진 교수(미국 UC버클리·고등과학원)는 블랙홀 내부처럼 특이한 환경에서 우주의 기본 힘을 설명하는 '양-밀스 방정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수학적으로 규명해 우주 이해 지평을 넓혔다. 에너지·환경 분야 최장욱 교수(서울대)는 화재 위험이 없는 '수계(水系) 전지' 용량 저하 한계를 극복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안전한 차세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연구실 밖으로 나온 기술은 딥테크 스타트업 배출로 이어졌다.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김장우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망고부스트'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연산량 급증에 따른 데이터센터 서버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는 데이터 이동을 전담하는 데이터처리장치(DPU) 기반 컴퓨팅 구조를 개발했다. 망고부스트는 현재 삼성전자, AMD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이 씨앗을 뿌린 기초 연구가 쑥쑥 자라, 다시 거대 IT 기업 난제를 해결할 핵심 파트너로 되돌아온 '호혜의 완성' 단계인 셈이다.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플랫폼 '프로티나' 역시 삼성의 전주기 육성에 힘입어 2025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자체 기술인 'SPID'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혁신 플랫폼을 구축했다. 삼성은 2013년 미래기술육성사업 출범 후 누적 1조 2000억원 연구비를 투입했다. 총 916개 과제를 지원하며 교수진,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등 1만 7000여 명의 국가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 등 국내 과학기술계 리더와 연구진 450여 명이 참석했다.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14년간 연구자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축적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도약을 이끄는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과학기술 지평을 넓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 역시 "기초과학 육성이 연구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창출로 이어지는 방향이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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