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디넷코리아]기업용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코히어가 딥시크와 오픈AI 등 경쟁사 모델까지 자사 플랫폼에 수용하며 AI 추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체 모델 공급에 집중하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 기업 고객을 확대하고 추론 인프라 운영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5일 업계에 따르면 코히어는 지난 4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업용 AI 추론 플랫폼 '모델 볼트(Model Vault)'에서 외부 개발사의 오픈 모델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여러 AI 모델을 업무에 맞게 선택하면서도 별도 인프라 구축 없이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이번에 추가된 모델에는 중국 딥시크의 'V4.1 플래시', Z.ai(지푸AI)의 'GLM 5.3 플래시', 샤오미의 '미모 V2.6 프로'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구글 '젬마4', 오픈AI 'GPT-OSS', 마이크로소프트(MS) '파이', 엔비디아 '네모트론' 등도 지원한다.코히어는 기존 자체 모델인 '커맨드(Command)', '임베드(Embed)', '리랭크(Rerank)'와 함께 외부 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기업은 업무 특성과 비용, 성능 요구사항에 따라 모델을 선택하고 코히어가 관리하는 인프라에서 실행할 수 있다.코히어가 경쟁사 모델까지 수용한 것은 기업용 AI 시장에서 멀티모델 활용이 확대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복잡한 추론에는 고성능 모델을, 문서 분류나 요약 등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을 활용하면서 특정 공급업체의 모델만으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서다.이번 전략으로 코히어는 자체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까지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모델 성능 경쟁과 별개로 다양한 AI를 실행하는 추론 인프라를 제공해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것이다.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히어는 모델 볼트 이용료를 그래픽처리장치(GPU) 유형과 사용 시간에 따라 책정하고 예약 용량에 대해서는 월간·연간 약정 계약을 제공한다. 고객이 외부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코히어의 추론 인프라를 이용하면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다만 GPU 운영 비용과 가동률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만큼 고객 확보가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이미 다양한 AI 모델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에 코히어는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모델 볼트는 기업별로 분리된 전용 인프라를 제공하며 고객이 지원 지역 가운데 데이터 처리 위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AI에 입력한 프롬프트와 출력 결과를 기본적으로 저장하지 않는 정책도 적용했다.보안 요구 수준이 높은 기업을 위해서는 기밀 컴퓨팅 기반의 '모델 볼트 인크립티드(Model Vault Encrypted)'를 제공한다. 데이터 저장과 전송뿐 아니라 AI 모델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까지 보호하는 방식으로, 코히어뿐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도 고객의 입력·출력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그러나 암호화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은 제한적이다. 구글 젬마와 오픈AI GPT-OSS, MS 파이 등은 지원하지만, 딥시크와 엔비디아 네모트론 등은 일반 모델 볼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제공 지역도 일반 모델 볼트는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암호화 서비스는 미국으로 제한돼 있다.이번 발표로 AI 모델 개발사와 클라우드 사업자 간 경쟁 영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여러 AI 모델을 도입할수록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추론 비용과 데이터 통제, 운영 효율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국내 AI·클라우드 업계에도 유사한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등 인프라 사업자는 다양한 모델을 지원하는 추론 서비스로 고객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LG CNS 등 IT서비스 기업은 고객별 보안 요건과 업무 특성에 맞춘 멀티모델 운영 사업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이를 통해 코히어는 금융·의료·공공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을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이 원하는 모델을 선택하면서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존 AI 서비스 도입에 부담을 느꼈던 고객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코히어는 "AI 주권은 고객이 단일 공급업체에 통제권을 넘기지 않고 자신의 요구에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고 검토하며 배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전 세계 주요 오픈 모델을 모델 볼트에 추가해 고객이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유지하면서 업무에 적합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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