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디넷코리아]AI에 업무를 통째로 맡기면 업무 전문성과 AI 활용 역량 모두 키우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려면 업무 과정을 재설계하고 문제 정의부터 결과 검증까지 사람이 주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다.이중학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9일 SK텔레콤 뉴스룸에 게재한 칼럼에서 “AI가 더 많은 일을 해낼수록 사람의 경쟁력은 일을 정하고, 지켜보고, 확인하고, 책임지는 데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이 교수는 AI 활용의 핵심이 사용량보다 업무 흐름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맥킨지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의 5% 이상을 AI에서 얻는 고성과 기업 소속 응답자 중 약 75%가 업무 흐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서도 AI 활용 수준이 높은 집단의 53%는 업무 시작 전 AI와 사람이 맡을 부분을 구분했다. 전체 AI 사용자 평균은 33%였다.이 교수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를 인용해 AI 협업 방식을 '사이보그', '켄타우로스', '셀프 오토메이터' 등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244명을 대상으로 약 5000건의 AI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참가자의 60%는 업무 전 과정에서 AI와 반복적으로 협업하는 사이보그형이었다. 이들은 기존 업무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AI 활용 역량도 높였다.켄타우로스형은 사람이 판단의 중심을 유지하면서 일부 업무에 AI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중은 14%로 가장 낮았지만 세 유형 가운데 결론의 정확도가 가장 높았고 업무 전문성도 향상됐다.반면 업무를 통째로 AI에 맡기는 셀프 오토메이터형은 27%였다. 이들 중 44%는 AI의 답변을 수정하지 않고 제출했으며 나머지도 표면적인 수정에 그쳤다. 업무 전문성과 AI 활용 역량 모두 새롭게 축적하지 못했다.이 교수는 “판단의 주도권을 쥔 채 AI를 골라 쓰는 켄타우로스 방식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 사이보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AI 협업에 필요한 역량으로 문제 정의, 과정 점검과 피드백, 결과 검증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와튼스쿨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의 정답률은 AI가 정확한 답을 제공할 때 25% 높아졌지만 잘못된 답을 제공할 때는 15% 낮아졌다. AI에 질문한 참가자들이 잘못된 답을 그대로 따른 비율은 약 80%였다.AI 도입 초기의 생산성 저하를 실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지난 9월 서울대학교 특강에서 소개한 'AX의 J커브'를 인용해 초기 시행착오를 거친 뒤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리더는 생산성이 잠시 떨어지는 구간을 조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기다려줘야 한다”며 “조직은 시행착오를 감당할 시간과 도구, 실패해도 괜찮은 실험의 장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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