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디넷코리아]편의점 CU가 도시락과 삼각김밥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밥 짓는 물까지 바꿨다. 자체 공장에 연수 설비를 도입해 냉장 유통 중 밥이 딱딱해지는 현상을 줄이는 데 나섰다. 상품과 포장, 매장 조리 방식도 개선해 간편식을 일상적인 한 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임형근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지난 28일 충북 진천 BGF푸드 진천푸드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간편한 먹거리를 넘어 일상 식사 채널로 가고 싶다”며 “편의점이 식당을 대체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BGF리테일은 진천푸드센터의 FF(Fresh Food·간편식) 생산라인을 공개했다. 취반실에서는 쌀을 씻고 불린 뒤 솥에 담아 밥을 짓는 공정이 이어졌다. 쌀과 물은 기준량에 맞춰 자동 투입됐다. 갓 지은 밥은 냉각 라인으로 넘어가 목표 온도인 25도까지 빠르게 식힌다.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고 식감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이다.하루 약 10톤의 쌀을 사용하는 이곳은 도정한 지 사흘 이내인 쌀만 쓴다. 지난 26일부터는 전 도시락·김밥류에 상품에 햅쌀을 적용했다. 원료 관리에 이어 취반 공정에서 주목한 것은 물이다. 공장에 설치한 연수 설비로 수돗물을 처리해 밥을 짓는다.일반 상수의 경도는 50~120㎎/L 수준이지만 연수 처리 후에는 0~5㎎/L로 낮아진다. 회사 측은 칼슘·마그네슘 등을 줄이면 쌀알 안쪽까지 수분이 고르게 스며들어 냉장 보관 후에도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CU에 공급하는 미반류에는 연수가 전면 적용됐다.밥물을 바꾼 이유는 공장을 떠난 뒤의 품질 때문이다. 편의점 간편식은 냉장 배송과 점포 보관 과정에서 전분이 노화하며 밥이 딱딱해진다. 갓 지었을 때뿐 아니라 소비자가 구매해 먹을 때까지 품질을 지키겠다는 취지다.임 본부장은 “‘그다음 날 먹어도 맛있는 밥을 만들자’는 관점에서 연구했다”며 “냉장 보관한 뒤에도 밥맛이 있는 밥이 연수밥이라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이날 비교 시식에서도 차이가 느껴졌다. 경수로 지은 밥은 표면이 말라 단단한 식감이 두드러진 반면 연수로 지은 밥은 상대적으로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회사 내부 실험에서도 냉장 10도에서 이틀간 보관한 연수밥이 일반 상수로 지은 밥보다 덜 딱딱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김배근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소비기한이 임박했을 때도 오래된 밥 같지 않게, 노화가 덜 되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는 밥을 구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진천푸드센터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28만 식으로 최대 36만 식까지 만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약 60%가 삼각김밥이다. 삼각김밥 라인에서는 자동 충진기가 일부 토핑을 정량 투입했다. 다만 불고기류처럼 입자가 크거나 점성이 높은 재료는 중량을 일정하게 맞추기 어려워 수작업을 병행한다.김밥은 여러 재료를 넣는 공정에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만 포장은 기계가 맡는다. 샌드위치에는 단면이 뭉개지는 것을 줄이는 초음파 절단 기술을 적용했다. 완성된 상품은 엑스레이·금속검출기와 자동 중량 선별기를 거쳐 검사한다.현재 자체 산정한 공정 자동화율은 약 15%다. 향후 3년 이내 30%로 높일 계획이다. 인력난에 대응하면서 작업자에 따른 품질 편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송영민 BGF푸드 대표는 생산량 확대보다 품질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공장을 신설할 계획은 없다”며 “지금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면서 품질 위주로 생산하는 쪽으로 전략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BGF리테일은 약 15명 규모의 푸드테크 조직을 통해 간편식 연구를 이어간다. 임 본부장은 연수 이후 과제에 대해 “유통기한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을지, 건강한 식사 대용식은 무엇이 있을지 등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상품 구성과 먹는 방식도 바꾼다. 꼬마김밥과 소용량 ‘미니밀’, 여러 메뉴를 담은 ‘콤보밀’에 이어 내년에는 손과 입에 덜 묻고 휴대와 정리가 쉬운 포장·용기를 강화한다. 닭가슴살·계란 등 건강한 원재료와 단백질 강화 상품을 확대하고 밥·빵·면을 조합해 식사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제조 공정에 이어 매장에서 먹기 직전의 조리도 바꾼다. CU는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것만으로 살리기 어려웠던 치킨·피자·냉장 베이커리 등의 식감을 개선하기 위해 스마트쿠커를 도입했다.스마트쿠커는 중국 가전업체 마이디어와 약 1년간 공동 개발한 기기로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오븐 기능을 결합했다.이날 시연에서 스캔 기능을 켜자 빨간 불빛이 나타났고 상품 바코드를 가져다 대니 조리시간이 설정됐다. 고객이 상품별 조리법을 찾아 시간을 입력할 필요 없이 바코드를 찍고 상품을 넣은 뒤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맛과 함께 조리시간도 고려했다. 상품에 따라 전자레인지로 먼저 가열한 뒤 에어프라이어로 마무리해 속은 촉촉하게, 겉은 바삭하게 만드는 방식이다.현재 등록된 상품별 조리 정보는 약 1000개다. 담당 MD와 개발자의 테스트를 거쳐 매장 내 조리 환경에 맞춰 설정됐다. 조리 정보는 와이파이를 통해 15분마다 갱신된다.CU는 우선 500대를 11월까지 순차 설치하고 내년에는 5000~1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자레인지와 병행 운영하며 2028년에는 스마트쿠커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다만 냉각 시간과 안전성은 보완 과제다. 에어프라이어 사용 후 다음 조리가 가능한 온도까지 식히는 데 약 2분이 필요하다. 냉각 중 문을 열지 말라는 안내가 표시되지만 문이 잠기지는 않는다. 회사 측은 후속 기기에서 냉각 시간 단축과 고온 시 잠금 기능 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 본부장은 “제조 기술부터 상품, 매장 조리 기술까지 연결해 편의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식사의 범위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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